안녕하세요, 초보식사입니다! 식물을 키우기 시작하면 가장 먼저 묻는 질문이 있죠. “이 식물은 물을 며칠에 한 번 줘야 하나요?”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이 질문에 정해진 날짜로 대답하는 순간, 그 식물은 죽을 확률이 높아집니다.
식물은 기계가 아닙니다. 습도가 높은 날, 해가 쨍쨍한 날, 혹은 바람이 잘 부는 날에 따라 식물이 먹는 물의 양은 매일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날짜’가 아닌 ‘상태’를 보고 물을 주는 진짜 기술을 알려드립니다.
## 1. ‘일주일에 한 번’이라는 공식이 위험한 이유
우리가 흔히 듣는 “물은 일주일에 한 번”이라는 말은 평균적인 가이드일 뿐입니다. 식물은 잎을 통해 수분을 공기 중으로 내보내는 ‘증산 작용’을 합니다.
- 여름철: 온도가 높고 해가 길어 증산 작용이 활발하므로 2~3일 만에 흙이 마를 수 있습니다.
- 겨울철: 식물이 성장을 멈추고 쉬는 시기이므로 열흘이 지나도 흙이 축축할 수 있습니다.
만약 겨울인데도 “일주일에 한 번” 공식을 지키며 물을 준다면, 식물은 채 마르지 않은 흙 속에서 뿌리가 서서히 녹아내리게 됩니다.
## 2. 실패 없는 ‘겉흙 체크법’ 실전
그렇다면 언제 물을 줘야 할까요? 가장 확실한 도구는 바로 여러분의 **’손가락’**입니다.
- 손가락 테스트: 화분의 겉흙을 손가락 한두 마디 깊이(약 3~5cm)까지 찔러보세요.
- 흙이 보슬보슬하게 말라 있고 손가락에 묻어나지 않는다면 물을 줄 타이밍입니다.
- 반면, 속흙이 차갑고 눅눅하게 느껴진다면 며칠 더 기다려야 합니다.
- 나무젓가락 활용법: 손에 흙을 묻히기 싫다면 나무젓가락을 화분 가장자리에 깊숙이 꽂아두세요. 5~10분 뒤에 뽑았을 때, 젓가락에 흙이 묻어 나오거나 젖어 있다면 아직 물을 줄 때가 아닙니다.
- 화분 무게로 확인하기: 물을 듬뿍 준 직후의 화분 무게와 흙이 바짝 말랐을 때의 무게를 기억해 보세요. 화분을 살짝 들어봤을 때 ‘어라? 왜 이렇게 가볍지?’라는 느낌이 들 때가 가장 정확한 타이밍입니다.
## 3. 물을 줄 때 지켜야 할 3가지 원칙
물을 주는 방법도 시기만큼 중요합니다.
- 저면관수보다는 위에서 듬뿍: 물을 줄 때는 화분 구멍으로 물이 흘러나올 정도로 충분히 줍니다. 그래야 흙 사이사이에 쌓인 노폐물이 빠져나가고, 뿌리에 신선한 산소가 공급됩니다.
- 찬물보다는 실온의 물: 겨울철에 수도꼭지에서 바로 나온 차가운 물을 주면 뿌리가 온도 차로 인해 쇼크를 받을 수 있습니다. 하루 정도 미리 받아둔 물을 사용하면 염소 성분도 날아가고 온도도 적당해집니다.
- 잎이 아닌 흙에 직접: 솜털이 있거나 잎이 촘촘한 식물은 잎에 물이 고이면 썩을 수 있습니다. 가능한 한 흙 쪽으로 조심스럽게 부어주세요.
## 4편 핵심 요약
- 물 주기는 날짜가 아닌 **’흙의 마름 정도’**를 보고 결정해야 합니다.
- 손가락이나 나무젓가락을 이용해 속흙까지 체크하는 습관을 들이세요.
- 물을 줄 때는 화분 구멍으로 물이 나올 정도로 듬뿍 주어 산소를 공급하세요.
다음 편 예고: 물만큼이나 중요한, 하지만 가장 무심하기 쉬운 ‘통풍’의 과학에 대해 다룹니다. 바람이 식물을 어떻게 튼튼하게 만드는지 그 원리를 파헤쳐 봅니다.
지금 바로 화분에 손가락을 한번 찔러보세요. 여러분의 식물은 지금 목이 마른 상태인가요, 아니면 배가 부른 상태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