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초보식사입니다! 식물을 키우다 보면 잎이 축 처져 있는 모습을 자주 보게 됩니다. 이때 많은 초보 집사님이 “애가 기운이 없네, 물이 부족한가 보다!”라며 물조리개를 들고 달려갑니다. 하지만 조심해야 합니다. 식물이 처지는 이유는 ‘물 부족’일 수도 있지만, 역설적으로 ‘물이 너무 많아서(과습)’일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목이 마른 식물에게 물을 주는 것은 보약이지만, 이미 물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식물에게 물을 붓는 것은 사형 선고와 같습니다. 오늘은 잎의 미세한 차이로 과습과 건조를 구별하는 법을 알려드립니다.
## 1. “목말라요!” 건조(물 부족) 신호 읽기
식물에 물이 부족하면 세포의 수압(팽압)이 낮아져 조직이 힘을 잃습니다.
- 잎의 촉감: 잎이 얇아진 느낌이 들고, 만졌을 때 평소보다 부드럽거나 종이처럼 바스락거리는 느낌이 납니다.
- 처짐의 방향: 잎 전체가 아래로 정직하게 처집니다. 이때 줄기를 만져보면 탄력이 없고 말랑합니다.
- 색상의 변화: 잎의 색이 평소보다 탁해지거나 회색빛이 돌며 광택이 사라집니다.
[대처법] 이럴 땐 물을 화분 구멍으로 나올 때까지 듬뿍 주면 대개 반나절 안에 생기를 되찾습니다. 흙이 너무 말라 물을 뱉어낸다면, 대야에 물을 받아 화분을 통째로 담그는 ‘저면관수’가 효과적입니다.
## 2. “숨 막혀요!” 과습(물 과다) 신호 읽기
과습은 뿌리가 썩어 물을 흡수하지 못하는 상태입니다. 현상은 건조와 비슷해 보이지만 디테일이 다릅니다.
- 잎의 끝과 반점: 잎 끝이 갈색이나 검은색으로 변하며, 잎 중간중간에 ‘물에 젖은 듯한’ 짙은 반점이 생깁니다.
- 노란 변색: 아랫잎부터 시작해 잎 전체가 노랗게 변하며 힘없이 툭 떨어집니다. (건조할 때는 잎이 마르면서 붙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 줄기 상태: 잎은 처져 있는데 줄기 밑동을 만져보면 축축하거나 검게 변해 있고, 심한 경우 곰팡이가 보이기도 합니다.
[대처법] 즉시 물 주기를 중단하고 통풍이 잘되는 곳으로 옮기세요. 흙이 너무 안 마른다면 화분에서 식물을 뽑아 신문지 위에 올려두어 수분을 강제로 빼내야 합니다.
## 3. 한 끗 차이의 구분법: ‘탄력’을 확인하세요
가장 쉬운 구분법은 잎의 **’탄력’**을 보는 것입니다.
건조할 때는 잎이 전체적으로 흐물거리며 힘이 없지만, 과습 초기에는 잎에 물기는 머금고 있으면서도 뿌리가 상해 축 늘어지는 기묘한 상태가 됩니다. 무엇보다 가장 확실한 건 1편에서 강조했듯 **’손가락으로 흙을 직접 찔러보는 것’**입니다. 잎이 처졌는데 흙이 축축하다면 100% 과습입니다.
[경험담] 제가 아끼던 평화유지군(스파티필름)이 어느 날 축 처졌습니다. 평소처럼 물을 줬는데 다음 날 더 심하게 처지더군요. 이상해서 화분을 엎어보니 속흙은 진흙탕이었고 뿌리는 이미 다 녹아 있었습니다. 식물의 겉모습만 보고 판단했던 제 자만이 부른 결과였죠. 그 이후로 저는 ‘처짐=물’이라는 공식을 머릿속에서 완전히 지웠습니다.
## 14편 핵심 요약
- 건조는 잎이 바스락거리고 탄력이 사라지며, 물을 주면 금방 회복됩니다.
- 과습은 잎에 짙은 반점이 생기거나 노랗게 변하며, 흙이 젖어 있는데도 처지는 특징이 있습니다.
- 식물이 처졌을 때는 판단을 내리기 전 반드시 속흙의 습도를 먼저 확인하세요.
다음 편 예고: 이제 ‘고급 기술’로 넘어갑니다! 내가 키우는 식물을 두 배, 세 배로 늘리는 즐거움, ‘수경 재배’를 통한 번식 성공 공식을 공개합니다.
지금 처져 있는 식물이 있나요? 물을 주기 전에 화분 밑구멍이나 속흙을 먼저 확인해 보세요. 식물의 운명이 바뀔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