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지난 시간에는 햇빛의 한계를 극복해 주는 식물등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이제 빛이라는 환경이 갖춰졌다면, 식물이 직접 발을 딛고 영양분을 섭취할 ‘집’, 바로 흙에 대해 이야기할 차례입니다.
가드닝 초보 시절에 제가 했던 가장 큰 실수는 “흙이 다 거기서 거기지”라고 생각한 것이었습니다. 심지어 동네 산책길에 있는 부드러운 흙이 좋아 보여서 조금 퍼다가 화분에 채운 적도 있었죠. 결과는 어땠을까요? 며칠 뒤 제 거실은 이름 모를 날벌레들의 잔칫상이 되었고, 소중한 채소들은 뿌리가 썩어 시들해졌습니다. 오늘은 저처럼 눈물 어린 시행착오를 겪지 않으시도록, 실내 채소 재배에 최적화된 흙의 비밀을 모두 알려드릴게요.
마당 흙을 무작정 퍼오면 안 되는 이유: 벌레와의 전쟁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야외의 흙을 그대로 퍼서 실내 화분에 담는 것은 ‘벌레 알’과 ‘균’을 집안으로 초대하는 것과 같습니다. 노지에서는 천적들이 벌레를 잡아먹으며 생태계가 유지되지만, 따뜻하고 습한 실내 거실은 벌레들에게 그야말로 천국이거든요.
또한, 노지의 흙은 입자가 조밀해서 화분에 담아 물을 주면 금세 떡처럼 단단하게 굳어버립니다. 그러면 식물의 뿌리가 숨을 쉬지 못해 질식하게 되죠. 그래서 우리는 반드시 가공된 ‘원예용 흙’을 사용해야 합니다. 원예용 흙은 고온 살균 과정을 거쳐 벌레 걱정이 없고, 배수와 통기성을 고려해 과학적으로 설계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상토와 배양토, 이름은 비슷해도 쓰임새는 전혀 다르다
화원이나 마트에 가면 ‘상토’와 ‘배양토’라는 이름이 붙은 흙들이 나란히 놓여 있습니다. 도대체 무엇을 사야 할까요?
‘상토’는 주로 씨앗을 발아시키거나 아주 어린 모종을 키울 때 쓰는 흙입니다. 코코넛 껍질(코코피트)이나 이끼(피트모스)를 주원료로 하여 아주 가볍고 물을 잘 머금습니다. 하지만 영양분은 보통 2~4주 정도면 바닥이 납니다.
반면 ‘배양토’는 상토에 비료 성분과 배수용 자재들을 섞어 식물이 성인이 될 때까지 자랄 수 있게 만든 ‘완성형 흙’입니다. 만약 여러분이 모종을 사 와서 큰 화분에 옮겨 심는(분갈이) 상황이라면 ‘분갈이용 배양토’를 선택하시는 것이 가장 속 편한 방법입니다. 저는 처음에 상토에만 심었다가 채소들이 금방 노랗게 변하는 것을 보고 뒤늦게 영양의 중요성을 깨달았답니다.
쑥쑥 자라는 채소를 위한 흙 배합의 황금 비율
시중에 파는 배양토를 그대로 써도 좋지만, 베란다나 실내라는 특수한 환경에서는 나만의 배합을 더하면 성공 확률이 200% 올라갑니다. 실내는 야외보다 바람이 적어 흙이 잘 마르지 않기 때문에 ‘물 빠짐(배수)’에 목숨을 걸어야 합니다.
제가 수많은 상추와 파를 키우며 정착한 ‘황금 비율’은 [배양토 7 : 마사토(또는 펄라이트) 3]입니다. 하얀 스티로폼 알갱이처럼 생긴 ‘펄라이트’는 흙 사이사이에 공기 주머니를 만들어 뿌리가 숨을 쉬게 돕고, 물이 고이지 않고 아래로 쑥 빠지게 해줍니다. 이 비율로 심은 뒤부터는 과습으로 식물을 보내는 일이 거의 사라졌습니다. 특히 물을 좋아하는 대파와 달리, 상추나 허브류는 이 배수 층이 운명을 결정짓는다는 것을 꼭 기억하세요.
한 번 쓴 흙, 버리지 않고 다시 쓰는 천연 소독법
채소를 수확하고 남은 흙, 매번 버리기엔 너무 아깝고 처리하기도 곤란하시죠? 저도 그 고민 때문에 공부를 좀 해봤는데요, 집에서도 충분히 흙을 재사용할 수 있습니다.
먼저 다 쓴 흙에서 식물 뿌리와 찌꺼기를 깨끗이 골라냅니다. 그 후 검은색 비닐봉지에 흙을 담고 물을 살짝 뿌린 뒤, 햇빛이 잘 드는 곳에 며칠 두어 ‘태양열 소독’을 해주세요. 고온에 균과 벌레 알이 박멸됩니다. 다시 사용할 때는 이미 영양분이 빠져나간 상태이므로, 시중에 파는 지렁이 분변토나 천연 비료를 20% 정도 섞어주면 새 흙 부럽지 않은 옥토가 됩니다. 자연의 재료를 아끼고 순환시키는 것, 이것이야말로 우리가 추구하는 진정한 천연 살림의 가치가 아닐까 싶습니다.
핵심 요약
- 실내 가드닝 시 노지의 흙은 벌레 유입과 배수 불량의 원인이 되므로 피해야 합니다.
- 씨앗 발아에는 가벼운 ‘상토’를, 모종을 크게 키울 때는 영양분이 풍부한 ‘배양토’를 사용합니다.
- 실내 배수를 위해 배양토와 펄라이트를 7:3 비율로 섞어주는 것이 과습 방지에 효과적입니다.
- 사용한 흙은 태양열 소독과 영양분(분변토 등) 보충을 통해 충분히 재사용할 수 있습니다.
다음 편 예고: 제8편에서는 흙에서 자라는 우리 채소들의 최대 적! ‘병충해’를 다룹니다. 먹는 식물에 독한 농약을 뿌릴 순 없겠죠? 주변에서 쉽게 구하는 재료로 만드는 유기농 천연 살충제 제작법을 공개합니다.
오늘의 질문: 여러분은 화분을 키우다 흙 위에 하얀 곰팡이가 피거나 작은 벌레가 날아다니는 것을 본 적이 있으신가요? 그때 어떻게 대처하셨는지 댓글로 공유해 주세요!